나는 꼭 써야겠어

당연한 것들에 대하여

구토리 2020. 10. 1. 01:28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카톡이 울렸던 순간에 내 어머니가 느꼈을 고독에 대하여

연락이 닿지 않았을 때 혼자 발을 동동 굴렀을

삶의 후반전에 뒷전이 되어버린 그녀가 느꼈을

그 고독하고 긴 시간에 대하여 쓰고 싶다

 

내가 아는 만큼 내가 말할 수 있는 만큼

내게 허락된 만큼만이라도

그 고독에 대하여 써 내려가고 싶다

 

 

만큼은 무엇일까

우리가 당연하게 뱉고 있는 이 수많은 단어들은

고맙다는 인사조차 받지 못하고 그렇게 수 천 번 수 억 번 쓰여진다

 

 

나에게 당연했던 것들에 대하여 생각한다

그리고는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건네지 못해 미안했다고

생각 속에 존재하는 그들에게 툭 건네며

미련을 툭 던지는 것이다

 

 

두려워 마주하지 못한 것들에 대하여 생각한다

행여 놓칠까 불안에 떨었던 시간에 대하여

꾹 쥐고 있던 그 시간들이 실은 고통의 큰 부분이었음을

놓았을 때야 비로소 아팠구나 하고 깨닫는 것이다

 

 

당연하고 유의미했던 것들이 나에게 말한다

작은 생각부터 어쩌면 소소하지 않은 것까지

모조리 담아달라고

너를 통해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고자 한다고

의미는 스스로 부여하겠노라고

 

내 손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당신들을 보며

나는 오늘도 생각하고 행동한다

 

나를 움직이는 당신들로 인하여

당신들을 위하여

당신으로부터 내가 존재했음을 느끼며

 

한 글자 두 글자 적어나간다

당연한 것들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