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0. 23:24ㆍ웹드라마 제작과정
프로젝트 이름까지 갖추게 된 우리는 본격적으로 제작 파트를 나눈다. 이 모든 일은 '설날' 당일, 불과 네 시간 만에 건대 할리스에서 이루어졌다. 꽤 빠르고 매끄러운 진행에 우린 매우 들떠 있었다. '자! 이제 우리가 뭘 해야 하지?', '파트를 나눠야지!', '그래! 그럼 너랑 나 두 명이니까, 우리가 파트를 나눠 맡아야겠구나', '근데 뭘 맡지? 그리고 어떻게 나누는 거며, 몇 명이 필요한 거야..?' 워후!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정확히 아는 것이 없었다.
상상력과 구글링으로 추출 된 첫 번째 준비물(?), 카메라.

정은이 동생에게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가 있다고 한다. 좋아! 요즘은 아이폰과 갤럭시 노트로도 영화를 만드는 시대야. 미러리스로 충분해. 가만.. 근데 앵글이 늘 같으면 재미없잖아? 배우들이 여러 번 복제 연기를 하는 것도 힘들 거야. 좋아. 돈도 굳었는데, 카메라 두 대 돌리자, 나도 살게.(이때 까지만 해도 카메라 바디만 사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 바디는 그렇다 치고 렌즈 비용은? 카메라 두 대를 잡아 주실 감독님은? ) 그렇게 우리는 영상의 느낌을 맞추기 위해 같은 회사인 소니 카메라를 한 대 구매하기로 한다. (목록에 올렸을 뿐이다. 카메라.. 그는 여전히 만년 후보다.)
자, 그리고? 마이크와 조명이 필요하지.
마이크는 우리집에 있는 슈어 SM58 다이나믹 마이크로 해볼까? (네, 여러분ㅋㅋㅋ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니 귀를 의심하세요. 아. 아니. 눈.) 본능적으로 다이나믹 마이크는 오바라는 걸 깨닫고 (그냥 조금이라도 있는 장비로 아껴보려고 헛소리 하는 거다. 헛!솔 헛!솔! ) 영화인 카페에 가입을 하니, 이런저런 정보가 많이 나온다. 우리는 빠르게 드라마 촬영용 마이크의 종류를 알아본다. 그러나 우리 마음이 좀 급했으므로 우선 대충 적고 넘어간다. 우선은 뭐든 할 수 있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기 때문이다. - 근데 코로나19 사태가 이지경까지 될 줄 몰랐다. 프리랜서인 나는 직장도 잃고 돈도 잃고 꿈도 잃을 지경에 놓였다. 그나마 믿는 구석인 지원금 사업도 신청자 포화 상태다. 나 약간 망한 것 같다.- 조명은 쿠팡에서 저렴한 모델로 봐 두었다. 삼각대까지 장바구니에 야무지게 담고 나니,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 같아 참 좋았다.

그리고 바로 작품 구상에 돌입했다. 브랜드 네이밍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다. 우리 작품의 취지와 내용이 흥미로워야 우리를 도울 사람이 생길 것 같았다. 작가 파트도 나와 정은이가 분담하기로 했지만 이번 시즌의 전체 스토리는 내가 쓰기로 했다. (시작부터 시즌을 바라보는 큰 그림 전문 구선생)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은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자기 관리, 건강'을 키워드로 - 주인공은 늘 자신이 아닌 타인을 의식하며 외면을 가꾸려고 애쓴다. 하지만 결국 내면이 성장하지 않으면 겉모습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인공이 점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장하는 이야기로, 약간의 로맨스도 섞여 있다. 드라마 진행 중간 중간에 그녀의 친구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팩트를 날리며, 주인공이 착각하고 있는 많은 부분들에 일침을 가한다. 또 진행 방식으로는 여자 주인공 시점, 남자 주인공 시점을 적절히 섞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긁어 줄 수 있도록 구상 해보았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나의 글빨이 아이디어를 못 따라갔다. 그래도 집중과 창조의 신이 함께 해주어 단시간에 시놉을 구상했고, 나는 시나리오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으므로 시나리오화 작업은 정은이가 해주었다.
꽤 많은 것들을(?) 갖추었으니 이제 함께 할 동료를 구하자.
제작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요 등장인물은 네 명으로 축소시켰다. 그중 두 명은 우리니까, 나머지 배우 두 명만 섭외하면 됐다. 무모하고 용감한 우리는 아는 것도 무서운 것도 없었기에, 소위 말하는 능력 있는 친구들한테 전화를 걸어 우리의 포부를 우렁차게 외쳐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우리의 연락을 받은 친구들은 선뜻 우리의 동료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하나 둘 모여 드디어 첫 미팅 날짜를 잡았다!!! 흔쾌히 함께 해주겠다고 한 동료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프레젠테이션과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해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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